20~50대 넷 중 한 명, 가상자산 보유…평균 투자액 1300만 원
-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 세대별·성별 투자 성향 분석
국내 20대에서 50대 사이의 성인 중 가상자산 투자를 경험한 비율이 절반을 넘고, 이 중 약 27%는 현재도 가상자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나금융연구소가 2025년 6월 29일 발표한 ‘2050세대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는 이같은 사실을 밝히며 세대별, 성별, 투자 성향에 따른 분석을 함께 제시했다.
평균 투자 규모는 1300만 원…총 금융자산 대비 14%
조사에 따르면 가상자산 보유자의 평균 투자 금액은 약 1300만 원으로, 이는 이들이 보유한 전체 금융자산 중 약 14%에 해당한다. 이들의 전체 금융자산 평균은 약 9679만 원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평균(약 7567만 원)보다 높았다.
40대 비중 가장 높아…남성 투자자 2배 많아
가상자산 투자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연령층은 40대로 31%였고, 그 뒤를 30대(28%), 50대(25%), 20대(17%)가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67%로 여성(33%)보다 두 배 이상 많았으며, 이는 여전히 가상자산 시장이 남성 중심이라는 점을 반영한다.
‘공격형 투자’ 성향 뚜렷…대부분 2020년 이후 시장 진입
투자 성향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가상자산 투자자 중 38%는 ‘적극·공격형’으로 분류되었으며, 이는 전체 평균의 거의 두 배다. 또한 이들 중 60% 이상이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던 2020년을 전후로 시장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으로 시작해 누적 1천만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도 42%
투자자 75%는 처음에 300만 원 미만으로 소액 투자를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누적 투자액이 1천만 원 이상에 이른 비율도 42%에 달했다.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유입 장벽이 낮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산 규모가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대는 ‘재미’, 50대는 ‘노후 준비’…세대별 투자 목적 뚜렷
하나금융연구소는 세대 간 투자 목적에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20대는 유행이나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50대는 노후 준비 목적이 강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전보다 단기 투자자와 유행 중심 투자자 비중이 감소했다는 점으로, 이는 시장이 점차 성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금광' 환상, 사회 구조적 불안을 반영하다
이번 보고서는 단순한 투자 현황을 넘어, 현대 사회의 불안을 가시화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특히 20대와 30대가 소액으로 가볍게 시장에 진입하는 경향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세대의 갈망을 보여준다. 이는 일자리 불안, 자산 양극화, 부동산 시장 진입 장벽 등의 현실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다.
반면, 50대가 노후 준비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택하는 모습은 전통적인 연금이나 예적금 제도가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 사회보장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연계되어 있으며, 장기적으로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가상자산이 여전히 남성 중심의 투자 문화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성별 격차 문제를 재확인시킨다. 금융 접근성과 투자 정보의 불균형은 단순한 ‘선호’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성평등한 금융 교육 및 접근성 보장이 필요하다.
결국 가상자산은 단순한 기술 기반의 투자 수단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경제적 기대와 좌절, 미래 불안의 집합체다. 숫자 이상의 사회적 맥락을 읽어내는 통찰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