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도 가능할까? 증권가 기대감 속 신중론도 공존

 코스피, 4,000도 가능할까? 증권가 기대감 속 신중론도 공존

국내 증시의 빠른 회복과 낙관론의 확산

2025년 상반기, 코스피지수가 무려 3년 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주요 증권사들이 코스피 연내 상단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하나증권은 4,000포인트까지도 가능하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내놓아 주목받고 있다. 과거 ‘코스피 3,000’조차 꿈같던 시절을 고려하면, 시장의 정서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낙관론의 근거: 정책 변화와 글로벌 환경 개선

증권사들이 이처럼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데에는 몇 가지 배경이 있다. 첫째,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이다. 기업들이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기조가 강화되면, 기업가치가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원화 강세 등의 거시경제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글로벌 경제의 방향성 변화다. 미국의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달러 약세, 주요국의 재정 확대 및 통화 완화 정책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넘어서며 밸류에이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고, 현대차증권은 9월 이후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증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중론: 급등 이후 숨고르기와 외부 변수

하지만 이와 같은 장밋빛 전망에만 기대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급등한 주가를 둘러싼 부담감, 정책수혜 테마주의 차익실현 매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 그리고 FOMC 회의 등 여러 외부 변수들이 남아 있다.

아이엠증권은 코스피의 연내 상단을 3,100포인트로 상향 조정했지만, 동시에 “7월은 가격 부담과 매크로 이벤트가 겹치는 시기”라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특히 2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레거시 D램 가격 상승 효과가 실제 기업 실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따라 시장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과열 우려와 냉정한 점검 필요

이번 상승장이 구조적인 회복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단기적인 과열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이르다. 증권사들의 전망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기업 실적의 뒷받침과 정책의 일관된 추진, 글로벌 경제의 안정적 회복이 전제되어야 한다.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키워드가 진정한 회복의 신호인지, 아니면 단기 테마의 반짝 상승인지도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의 급등으로 인한 유동성 축소와 같은 요소는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단기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대와 경계의 균형을

지금의 코스피는 기대와 경계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다. ‘4,000포인트 시대’라는 말이 꿈같이 들릴 수도 있지만, 최근 증시의 회복세는 단순한 반등을 넘어 구조적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냉정한 분석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중장기적 시각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의대생 전원 복귀 선언, 의사 양성체계 정상화 과제 산적

‘내란 특검’과 윤 전 대통령의 대치…공개 출석을 둘러싼 충돌

윤석열 전 대통령, 다시 구속…특검 수사 본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