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성과급 상한 1700%로 인상 제안…노사 협상 새 국면

 

SK하이닉스, 성과급 상한 1700%로 인상 제안…노사 협상 새 국면

SK하이닉스가 기본급의 최대 1700%까지 성과급(PS)을 지급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하며 노사 협상에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는 기존 상한선인 1000%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으로, 실적에 걸맞은 보상 요구가 거세지던 노조 측 목소리를 일정 부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방안은 초과 수익 환원과 미래 투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성과급 ‘1700%’ 시대 열리나…초과분은 적립 후 장기 분배

SK하이닉스는 2025년 8차 임금교섭에서 “성과급 상한을 1700%로 상향하고, 이 기준을 초과하는 재원의 절반은 직원에게, 나머지 절반은 미래 재투자에 사용하겠다”는 안을 노조에 전달했다. 구체적으로는 5년 적금방식과 2년 적립·3년 연금식 분할지급 방식 두 가지를 제안했다.

예를 들어, 전년도 영업이익이 30조 원에 이르면 PS 재원은 10%인 3조 원. 이 중 1700%를 초과하는 금액의 절반은 일정 기간 후 직원에게 지급하고, 절반은 회사의 장기 투자 자금으로 활용한다. 이 구조는 즉각적인 대규모 현금 유출을 막으면서도, 장기적으로 인력 충성도와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림수로 읽힌다.

노조와의 갈등이 낳은 변화…성과급 형평성 문제 해소될까

이번 제안은 단순한 ‘인센티브 확대’ 그 이상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23조4673억 원)을 기록했음에도, PS는 1500% 수준에 그치고 자사주 30주 지급에 그쳐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었다. 노조는 “실적에 비해 성과급이 부족하다”며 거센 반발을 이어왔다.

성과급 지급 방식에 있어 회사와 노조 간 시각차가 컸던 만큼, 이번 상한 확대와 초과분 환원 구조는 노사 모두가 일정한 만족을 추구할 수 있는 절충안이 될 수 있다. 단, 구체적 배분 방식과 지급 시기, 적립 운용 투명성 등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어야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할 수 있다.

재무적 성과와 인력 투자 간 균형 시도…신호탄 될까

성과급 1700%는 단순히 금액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재계 전반의 ‘성과 분배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 업계처럼 장기 투자가 중요한 산업에서, 단기 인센티브와 미래 안정성 간 균형은 기업 운영의 핵심 과제가 된다.

SK하이닉스의 새 제안은 임직원에게 단기 보상과 장기 재정 안정을 동시에 제시하는 한편, 내부 이직률을 낮추고 우수 인력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글로벌 경쟁사들도 참고할 만한 제도적 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


종합 평가: 보상도 진화한다…성과급은 협상의 중심축

성과급 제도는 단순한 ‘돈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과 자본 간 신뢰 구조의 핵심이다. SK하이닉스의 이번 상한 확대 제안은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과 장기 조직 안정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제도가 실제로 임직원 만족도와 조직 충성도를 높이는 데 얼마나 실질적 효과를 거둘지는 향후 지급 방식의 투명성과 실행 과정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이 제안은 노사관계가 ‘투쟁’이 아닌 ‘협의’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 성과가 공유되는 구조가 지속 가능하려면, 신뢰가 전제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신뢰는 제도 설계만큼이나, 실제 실행과 소통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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